본문 바로가기

말러4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III 폐막공연 - 23년 통영국제음악제 10일차 진은숙 :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정적의 파편" 구스타프 말러 : 교향곡 제1번 바이올린: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데이비드 로버트슨,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2023년 4월 9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통영시 축제 마지막 날의 통영은 모든 곳이 빛으로 가득 차있었다. 고개를 어디로 돌려도 맑고 분명한 영상들이 시야를 가득 매웠다. 쪽빛의 바다와 발산하는 초록 속에서 인간들은 평소처럼 자연을 밟고 선 정복자가 아니라 그것들에 짓눌린 채로 힘겨워하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문명의 위계를 일순간 전복하는 봄기운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예년보다 살짝 한산한 콘서트홀 5층에 앉아 들은 말러는 바깥의 그러한 모습을 그대로 품은듯 선명하면서도 각 요소들이 과감하게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연주였다. 오케스트라가 지휘자의.. 2023. 4. 16.
괴르네, 홍석원/국립심포니 - 23년 통영 국제음악제 2일차 안토닌 드보르자크 : 정오의 마녀 Op. 108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 죽음의 섬 Op. 29 구스타프 말러 :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中 - 라인강의 전설(Rheinlegendchen) - 아름다운 트럼펫 소리 울리는 곳(Wo die schoenen Trompeten blasen) - 지상의 삶(Das irdische Leben) - 근원의 빛(Urlicht) - 기상나팔(Revelge) - 북치기 소년(Der Tamboursg'sell) 바리톤 : 마티아스 괴르네 홍석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2023년 4월 1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통영시 프로그램의 구성만 놓고보면 간주곡적인 느낌이 들었다. 아마 2부를 구성하는게 '대곡'이 아니라는 이유였겠다. 물론 이것은 위험한 발상이거니와(말러의 초기 .. 2023. 4. 3.
TSO 마스터 시리즈 "말러, 부활!" - 2019년 10월 25일 가오슝국가예술문화센터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제2번 (1888-1894) 소프라노: 라헬 하르니슈 콘트랄토: 카타리나 마기에라 엘리아후 인발, 타이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가오슝 실내합창단, 청운합창단 2019년 10월 25일, 웨이우잉국가예술문화센터 콘서트홀, 가오슝, 타이완 -지난 일정을 복기해 본다. 퇴근 열차에 몸을 싣고 가오슝시로 향했다. 지하 통로로 두 번 환승하여 콘서트홀이 있는 웨이우잉에 도착했다. 타이완의 저녁 공기가 달궈진 몸을 가라앉히고 마비된 감각을 다시 제자리에 끌어다 놓았다. 지상에서 올라오는 낮은 광도의 인공조명을 무게로 압도하는듯한 문화센터의 먼 육체가 보였다. 외계 비행체를 떠올리게 하는 설계가 낯설지는 않았다. 외관을 덮고 있는 격자는 미래적인 느낌을 주면서 지상의 회색 보도블록과 조응했다. .. 2020. 2. 6.
카더스 평론 12: 말러가 승리한 이유 - 야샤 호렌슈타인과 위대한 9번 교향곡 (1957년 1월 15일) 말러가 승리한 이유 – 야샤 호렌슈타인과 위대한 9번 교향곡 (1957년 1월 15일) 1966년 런던 심포니 실황. 수요일 페스티벌 홀. 야샤 호렌슈타인이 지휘한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뛰어난 연주 아래 말러는 강력한 승리를 쟁취했다. 나는 많은 9번 교향곡을 들었고, 몇몇은 꽤 유명한 말러리안이 지휘했다. 하지만 단언컨대 오늘만큼 악보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간 적은 없다고 확신한다. 음과 리듬, 팽팽하게 긴장된 현악, 목관의 파토스. 모든 게 시곗바늘만치 정확했다. 금관과 호른은 낭만의 봄바람부터 안치실의 싸늘한 찬바람까지 다양한 소리를 소화했다. 말러의 목소리, 과장 좀 붙여 말러의 유령소리. 어떤 놀라운 최면을 걸었길래 지휘자는 오케스트라가 낼 수 없었던 그런 소리를 만들었을까. 연주가 끝나자 .. 2015.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