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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잡설/공연 후기46

광주시립교향악단 376회 정기연주회(포레, 풀랑크, 베를리오즈) - 2023년 9월 23일 광주예술의전당 가브리엘 포레 : 파반느 Op. 50 (1887) 프란시스 풀랑크 :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D단조 FP 61 (1932) 엑토르 베를리오즈 : 환상 교향곡 Op. 14 (1830) 피아노 : 이혜전, 강충모 홍석원, 광주시립교향악단 2023년 9월 23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광주광역시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은 걱정했던 것만큼 크지 않았다. 비교할만한 다른 공간(대전예술의전당, 경남문화예술회관, 부산문화회관 등)보다 객석 규모가 작아보였다. 하지만 파반느의 음향이 예상보다 훨씬 멀리서 느껴져서 당황스러웠다. 객석에 비해 무대가 지나치게 깊은 탓으로 추측했으나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포레의 파반느는 프랑스적인 내밀함(명료한 화성과 프레이즈)을 가진 곡이지만 앞서 말한 음향적인 문제로 연주는.. 2023. 9. 27.
광주시립교향악단 375회 정기연주회(헨델, 하이든, 베토벤) - 2023년 9월 1일 광주예술의전당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 "솔로몬" 中 "시바 여왕의 도착" 요제프 하이든 : 첼로 협주곡 제1번 C장조 Hob. VIIb:1 (앙코르)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 BWV 1009 中 프렐류드 가스파르 카사도 : 무반주 첼로 모음곡 中 3번 "Intermezzo e Danza Finale - a Jota" 루트비히 판 베토벤 : 교향곡 제4번 B-flat 장조 Op. 60 (앙코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K.525 中 1악장 알레그로 첼로 : 최하영 홍석원, 광주시립교향악단 2023년 9월 1일,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 광주광역시 9월에 접어들자 저녁이 선선해졌다. 광주예술의전당은 서광주IC와 붙어있어 광주의 대문처럼 느껴진다. 참 반가.. 2023. 9. 3.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III 폐막공연 - 23년 통영국제음악제 10일차 진은숙 :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정적의 파편" 구스타프 말러 : 교향곡 제1번 바이올린: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데이비드 로버트슨,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2023년 4월 9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통영시 축제 마지막 날의 통영은 모든 곳이 빛으로 가득 차있었다. 고개를 어디로 돌려도 맑고 분명한 영상들이 시야를 가득 매웠다. 쪽빛의 바다와 발산하는 초록 속에서 인간들은 평소처럼 자연을 밟고 선 정복자가 아니라 그것들에 짓눌린 채로 힘겨워하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문명의 위계를 일순간 전복하는 봄기운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예년보다 살짝 한산한 콘서트홀 5층에 앉아 들은 말러는 바깥의 그러한 모습을 그대로 품은듯 선명하면서도 각 요소들이 과감하게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연주였다. 오케스트라가 지휘자의.. 2023. 4. 16.
온드레이 아다멕 : 디너 - 23년 통영국제음악제 10일차 온드레이 아다멕 : 특히 희거나 검은 결과물 온드레이 아다멕 : 디너 미술 : 샤를로트 기베 로메로 몽테이로 : 에어머신 온드레이 아다멕, 앙상블 모데른 2023년 4월 9일,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 통영시 축제 마지막 날이 되었다. 오전 11시에 시작하는 온드레이 아다멕의 무대작업을 보러 음악당으로 향했다. 블랙박스 로비에는 마르그리트 뒤라스와 윤이상의 생애를 병기한 양혜규의 작업이 인쇄되어 있어 이것을 읽으며 여유를 즐겼다. 명료한 구성이 유난히 화창한 오늘의 날씨와 어울리는 듯했다. 양혜규의 작업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윤이상의 참여(engeging)적인 모습을 알게 되었다. 고요한듯 에너지를 발산하는 윤이상의 작품세계에서 단순하게 복기할 수 있는 사실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온드레이 아다멕의 작품.. 2023. 4. 15.
괴르네/바바얀의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 23년 통영국제음악제 9일차 프란츠 슈베르트 :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D. 795 바리톤 : 마티아스 괴르네 피아노 : 세르게이 바바얀 2023년 4월 8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통영시 바람이 유별나게 불던 8일 오후였다. 피아노 한 대가 무대를 지키고 있는 콘서트홀의 인상이 오늘 따라 더욱 깔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깔끔함이 거센 바람까지 막아주는 인상이 있었는지 공연장도 평소보다 편안했다. 세르게이 바바얀이 산틋하게 시작한 오늘의 연주는 괴르네의 해석과 극적인 연출로 금새 후끈해졌다. 괴르네는 그동안 목을 아낀건가 싶을 정도로 쩌렁쩌렁한 음성으로 노래했다. 그의 목소리는 지난 공연보다 훨씬 명료해졌고 여기에 풍부한 뉘앙스까지 더해져 매력적이었다. 드라마의 지점을 잘 아는 2곡 Wohin?의 연주는 이어지는 해석의 방향을.. 2023. 4. 15.
조반니 안토니니/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 - 23년 통영국제음악제 8, 9일차 4월 7일, 21시 30분 비발디 : 협주곡 e단조, RV 134 - No tempo / Andante e Pianissimo / Allegro 비발디 : 4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e단조, RV 550 - Andante / Allegro assai / Adagio / Allegro 윤이상 : 中 "목동의 피리" 로카텔리 : 합주 협주곡 E♭장조, Op. 7/6, "아리아드네의 비탄" - Andante / Allegro / Adagio / Andante / Allegro / Largo / Largo andante / Grave / Allegro / Largo 윤이상 : 中 "원숭이 재주꾼" 메룰라 : 나이팅게일 비발디 : 협주곡 D장조, RV 90 "오색방울새" - Allegro / Largo / A.. 2023. 4. 12.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 김선욱 - 23년 통영국제음악제 8일차 요하네스 브람스 :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 Op. 100 레오시 야나체크 : 바이올린 소나타 루트비히 판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 Op.47 "크로이처" (앙코르) 루트비히 판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제6번 Op.30-1 中 2악장 바이올린: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피아노 : 김선욱 2023년 4월 7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통영시 일정 때문에 월요일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친구들" 콘서트를 보지 못했는데, 아쉬워 죽는 마음으로 현장에 있던 친구에게 연주 별로일거란 덕담(?)을 해줬다. 지휘자가 한 명 들어간 실내악은 잘 될만해도, 지휘자가 두 명(카바코스와 김선욱)이면 잘 될 수가 없다는게 내 논지였는데, 결국 손꼽힐만한 연주가 나와버리는 바람에 나의 이론은 무참하게 깨지고 말았다. 하지.. 2023. 4. 11.
세르게이 말로프 리사이틀 - 23년 통영국제음악제 7일차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세르게이 말로프 :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6번 BWV 1012 (어깨첼로, 전자 바이올린과 전자음향 연주) (앙코르) 세르게이 말로프 : 항구의 소리를 모사한 즉흥연주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 BWV 1006 中 사라방드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교회의 음향을 재현) 어깨첼로, 전자 바이올린과 루프스테이션 : 세르게이 말로프 2023년 4월 6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통영시 태풍이 지나가듯이 연주회장을 단숨에 휘감고 사라져버린 즉흥연주에 대해 무어라 평을 해야할지 참 당혹스럽다. '덧없기에 아름다움' 따위의 식상한 이야기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우선 공연의 외적인 분위기를 묘사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많은걸 남겨봐야겠다. 무대에는 이팩터처럼 .. 2023.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