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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 레그8

에두아르트 반 베이눔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1958년 베토벤 교향곡 2, 7번 BBC Legends) 루트비히 판 베토벤: 교향곡 제2번 Op.36 (1801-1802) 루트비히 판 베토벤: 교향곡 제7번 Op.92 (1811-1812) 1958년 11월 10일, 로열 페스티벌 홀, 런던 에뒤아르트 판 베이뉨 (에두아르트 반 베이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리마스터링: 폴 베일리, 리:사운드 BBCL41242 위기의 1958년 필하모니아 베토벤 사이클 에뒤아르트 판 베이뉨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가 가졌던 짧은 관계는 문자 그대로 돌발사고에서 시작한다. 1931년, 그가 30살이었을 때, 그의 지휘 경력은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는 1938년 빌렘 멩엘베르흐 휘하에 있던 이 오케스트라의 공동 상임 지휘자가 되었고,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그 자리를 맡았다. 1945년, 7.. 2016. 8. 13.
월터 레그 평론 05 : 스트라빈스키 (11월 1934년) 11월 1934년. 스트라빈스키 (1934년의 스트라빈스키) 어제 저녁 스트라빈스키의 영국 초연을 듣기 위해 많은 관객들이 퀸스 홀을 찾았다. 그들은 얼핏 보기엔 흥미진진하게 귀를 기울였고, 육십오분의 연주가 끝나자 걸작을 들었다는 듯이 박수를 쳤다. 하지만 그들이 를 라디오로 듣게 되어 작곡가가 누군지 몰랐다면 지금처럼 급하게 박수를 쳤을까. 이십년 전만 해도 그는 살아있는, 독창적인 작곡가였다. 는 그게 더 이상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가 세계 초연된 저녁 파리에 처음 개제된 의 기사에서 스트라빈스키는 작품에 대한 그의 의견을 말했다. 그가 가장 고민한 것은 "텍스트의 음절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에게 "매력적인 음향에 놀랄 기대는 말라"고 주의하며 다음과 같이 결론내렸다. "나는 틀림없.. 2016. 3. 27.
월터 레그 평론 04 : 코벤트 가든 반지 (5월 1934년) 5월 1934년. 코벤트 가든 반지 (1933년의 코벤트 가든) 뱃머리에 선 비첨, 방향키를 쥔 토이와 함께 코벤트 가든의 새로운 시대가 밝았다. 새 무대장치, 새 조명시설, 새 드레스룸, 새 프로듀서, 심지어 로비와 전면의 새로운 도장(塗裝)은 오래된 극장을 낯설게 했다. 사람들은 옛 무대에 너무 익숙해져 그 한계점과 흠마저 소중히 여겼다. 하지만 신임자들이 이를 일소했고, 비첨과 토이는 그들의 재임 기간에 코벤트 가든을 옛 모습으로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일할 것이다. 이번 독일 레퍼토리 기간에 보인 익숙한 여섯 작품 중, 다섯은 무대장치를 통째로 갈았고, 새롭게 초연한 두 작품, 와 는 자연스럽게 특별한 무대를 받았는데, 전자는 여기서 특별히 제작했고, 후자는 나치가 바인베르거를 인종적인 이유로 거부.. 2016. 3. 17.
월터 레그 평론 03 : 갈리-쿠르치 (1월 1934년) 1월 1934년. 갈리-쿠르치 오늘 오후 알버트 홀에서 열린 이탈리아의 유명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아멜리타 갈리-쿠르치의 복귀 무대는 음악보다는 오히려 심리학적인 사건이었다. 거의 육천의 인파가 런던의 안개 - 짐작건대 스모그가 될 게 분명한 - 을 뚫고 와 그녀의 노래를 듣는 특권을 위해 높은 가격을 낸 것이다. 심지어 프로그램에 음악적으로 가치 있는 곡은 여섯 곡도 채 안 됐고, 한물간 오페라 아리아, 잡다한 카페 음악과 발라드가 대부분이었다. 성악가의 목소리를 아끼기 위해 반주자와 플루티스트는 여러 곡의 독주를 선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곡들은 근사한 패션을 하고 빈 좌석들에 연주되곤 했다. 사실 관객 중 콘서트고어는 단 한 쌍도 없었다 - 퀸스 홀이나 코벤트 가든에 음악이 좋든 나쁘든 습관.. 2016. 3. 7.
월터 레그 평론 02 : 마리아 올셰프스카 (10월 1933년) 10년 1933년. 마리아 올셰프스카 (카르멘) 만약 리트 미학이 매혹적인 음색을 만들고, 아름다워 보이는, 관객들을 가수의 자태로 열광시키는 문제에 달려 있다면, 애올리언 홀에서 오늘 오후 첫 런던 리사이틀을 선보인 마리아 올셰프스카는 가장 위대한 리트 가수일 것이다. 내 기억에 이렇게 아름다운 음조의 가수는 그 자태와 강렬하지만 절제된 생기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프리다 헴펠 이후엔 없었다. 그녀의 음색과 외모에 완벽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었기에 예술적인 결함들에도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사실 올셰프스카는 리트 가수가 아니다. 그녀는 기교와 음악성 양쪽 모두에 결점이 있고 이는 오페라에선 드러나지 않되, 콘서트 조명에서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그녀의 음악은, 많은 오페라 예술가들이 그렇듯이, 섬세하.. 2016. 3. 6.
월터 레그 평론 01: 히틀러씨와 함께한 바이로이트 축제 (8월 1933년) 8월 1933년. 히틀러씨와 함께한 바이로이트 축제 (1933년 바이로이트) 지나가던 행인이 이번 바이로이트에 방문해서 바그너 축제를 히틀러 축제로 헷갈렸다 하더라도, 그건 용납할 수 있는 실수가 되었을 것이다. 앞선 축제들에선, 모든 상점이, 어떤 물건을 판매하던 간에, 갈고리나 막대기를 이용하여 바그너의 사진이나 얼굴이 담긴 제품을 진열해놨었다. 십수개의 세라믹 바그너들이 도자기점 창문 너머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으며, 서점에는 바그너 자서전이 진열되어 있었다. 올해는 히틀러 기념판이 도자기점들을 가득 채웠고, 이 을 대체했다. 모든 깃대와 보이는 창문마다 스바스티카가 휘날렸다. 갈색 셔츠를 입는게 사실상의 드레스 코드가 되었고, “탄호이저 카페”와 “라인골트 여관”을 지나갈 땐 “호르스트 베셀의 .. 2016. 2. 21.
카더스 평론 08: 고결한 낭만의 화신 (1947년 3월 26일) 고결한 낭만의 화신 (1947년 3월 26일) 1937년의 클렘페러(좌)와 미국 망명자들. 쇤베르크의 모습도 보인다. 지난밤 클렘페러 박사가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육중했던 대 푸가가 먼저 홀에 울려 퍼졌다. 현악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던 대 푸가는 콰르텟이 모든걸 쏟아 만들어내는 강렬한 원곡의 무게감에 견줄 만 했다. 클렘페러는 원곡을 훌륭하게 뒤바꿨다. 모든 악기가 놀랍도록 깔끔하게 들렸는데 다이나믹이 세심하게 조절되었기에 가능한 경지다. 거인에서부터 매섭게 휘몰아친 의지 앞에서 음악은 자신의 지평선 너머까지 품어내려는 듯이 보였다. 베토벤은 조성과 짜임새, 리듬으로 씨름하며 거대한 대 푸가 악장을 다듬었다고 여겨졌는데, 반면 클렘페러는 이런 통념들을 경솔한 신성모독이라 .. 2015. 2. 6.
카더스 평론 05: 필하모니아와 함께한 카라얀 (1952년 5월 12일) 필하모니아와 함께한 카라얀 (1952년 5월 12일) 성공적인 유럽 투어를 위해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이번 주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두 차례 공연을 가졌다.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화려한 음색과, 능수능란하게 제어된 다이나믹의 강도을 통해 뛰어난 연주를 선보였다. 사실 카라얀은 지나치게 계획된 강약변화를 보여주곤 했고, 브람스 1번 교향곡의 몇몇 피아니시모는 작곡가 자신이 거절했을 게 분명한 수줍음 많은 작곡가의 모습과 어울렸다. 전반적으로 교향곡은 심각함이 인상깊었다. 카라얀 씨는 세련된 기교에 대한 명인의 소질, 그리고 진짜배기 음악가의 본질을 꿰뚫는 감을 합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템포는 청중들로 하여금 중심으로부터 펼처지는 음악 대신 오히려 바깥부터 세세하게 조작된 음악을 보여주는 .. 2015.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