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메 음반에 쯔끼다시로 붙어있는 네막노 두 종을 듣는 중이었다.
1. 루이스 마셜, 비첨/RCO (1958년, 실황). 이건 뭐 밝은 소리 잘 내주는 연주. 음질이 더 좋았다면...
2. 크리스텔 골츠, 홀라이저/비엔나 프로 무지카 오케스트라 (1956년, VOX). 여기서 크게 얻어맞음.
(밤베르크라고 올린건 커플링된 메타모르포젠과 헷갈린 업로더 실수)
프로 무지카 류의 급조된 이름 오케스트라, 복스 레이블 연주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건 호렌스타인과 클렘페러 탓이 클 듯하다. 그런데 충격적인 예외를 이런데서 다 찾게 되었다.
얼마 전 데이비드 로버트슨의 말러를 보면서 나는 세부가 살아넘치다 못해 전체를 뒤집을 것 같은 연주가 말러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그게 내 클래식 전반의 취향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싶다.. 극단적으로 흐름을 챙기던 예전의 내 취향에서 많이 벗어난 셈이다.
이 연주가 딱 그런 스타일이 아닐까. 네막노에 이렇게 다채로운 소리가 나는 줄 몰랐다. 어쨌든 이 곡도 1948년에 작곡된 음악(그러니까 현대음악...?)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조미료처럼 목관이 얇게 섞이면서 프레이즈마다 개성을 넣어준다. 금관은 나대지 않으면서 곡에 단단하게 토대를 쌓는다. 삶의 편린이 주마등처럼 지나는 느낌을 반주가 이런 식으로 챙길 줄은 몰랐다. 대책없이 부풀어오르기만 하는 다수의 에르슈 연주들이 놓치는 지점이 아닐지.. 이런 다채로운 음색의 스타일은 오히려 21세기에 더 많을 법한데, 세상이 거꾸로 가서 요즘 연주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덕목이 되어버리고.. 그게 사실 1956년에는 있었나보다.
충격적인 사실: 비엔나 프로 무지카 오케스트라는 빈 심포니이다.
골츠는 그럭저럭 잘 해주는듯. 골츠가 감정이입할 여지가 많은 목소리를 내지는 않는다 생각하지만 그래도 기본기라는게 있으니.. 종종 몰입을 깨는 지점도 있었지만, 이런건 그냥 내 컨디션 문제라고 생각하고 싶을 정도로 연주에서 호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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