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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잡설/공연 후기

피아니스트 조성진 리사이틀 (베토벤, 드뷔시, 쇼팽) - 2018년 1월 14일 대전예술의전당

by Chaillyboy 2018. 1. 26.


루트비히 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 Op. 13 (1798)

루트비히 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30번 Op. 109 (1820)

(인터미션)

클로드 드뷔시: 영상 2권 L. 111 (1907)
프레데리크 쇼팽: 피아노 소나타 제3번 Op. 35 (1844)

(앙코르)

프란츠 슈베르트: 악흥의 순간 D. 780 No. 3 (1828)
프레데리크 쇼팽: 왈츠 Op. 64 No. 1 (1847)
클로드 드뷔시: 렌토보다 느리게 L. 121 (1910)
프란츠 리스트: "라 캄파넬라" S. 141 (1851)

피아노: 조성진

2018년 1월 14일, 대전예술의전당, 대전광역시

카멜레온처럼 음색을 바꾸는 모습, 쉼표의 절묘한 숨고르기, 오른손과 왼손 사이의 닿을듯 말듯 한 낙차, 곡을 지배하고 있다는듯한 자신감, 머뭇거림 없이 대곡에 덤벼드는 투지, 심지어 난전이 만들어낸 갈팡질팡한 템포 설정까지 (돌이켜보면 매력으로 느껴지는). 취향과 거리가 멀었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연주였다. 물론 리사이틀의 절정이었던 쇼팽의 소나타는 그런 것들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연주에 빨려들어갔다. 압도적이었다.

다만 억지로 사족 하나만 달아볼까. (후견인처럼 여겨지는) 지메르만의 영향은 적게 받았으면 좋겠다. 드뷔시 연주는 생동감 있는 리듬에도 불구하고 지메르만이 떠오르는 깔끔하지만 얕은 음색만 계속 기억에 남았다. 그게 현대의 주류 드뷔시 연주 경향이라면 어쩔수 없는 것이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