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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잡설/번역 - 기타13

살로메에 대한 두 연출가의 글(봉뒤/슈투르밍어) 1. 뤽 봉뒤 취향에 반한 성공 (제가 연출한) 살로메가 전 세계를 돌았어요. 웃기게도 제라르 모르티에(Gérard Mortier)가 제게 이 오페라를 제안했을 때 기분이 영 좋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오페라를 싫어하고, 이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걸 다시 들어보니, 슈트라우스의 과장되고 짓누르는 음악이 싫었고, 그 꼭대기에는 와일드의 이야기까지 있었습니다. 스무 살 때 살로메를 연출하고 싶었는데, 함부르크의 감독은 극장이 내 적성이 아니니 떠나라고 반응했어요! 그때부터 살로메를 한 번도 좋아했던 적이 없었어요. 와일드의 대본은 설탕을 섞은 꿀에 딸기와 블랙커런트 시럽을 더해서 그 위에 올린 잼, 그걸 통째로 크림과 핫초코 소스로 덮은 것과 같다고 할.. 2023. 10. 9.
로버트 레빈의 모차르트 협주곡(번역)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 협주곡 제23번 A장조 K. 450, 협주곡 제15번 B-flat장조 K. 450 모차르트가 작곡하고 소개했던 혁신적인 키보드 협주곡들은 당대에는 클래식이 결코 아니었다. 지금 들어도 그렇지만 이들 협주곡의 언어에는 우아, 매력, 무례, 대담성, 오페라의 무대 감각, 진지, 파토스와 비극이 아슬아슬하게 결합되어 있었다. 이 방대한 드라마의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스타일의 연주에는 자발성이 가득해야만 하며, 또한 직선적인 화법(discourse)이 두드러져근래의 모차르트 연주자들이 아름다운 소리, 우아함, 경건함에 꽉 붙잡힌 것과는 전혀 달라야 할 것이다. 공연 미학이 살아있는 언어를 말하는 것에서 이미 자리 잡은 텍스트를 더 완벽하게 재현하는 방향으로 옮.. 2023. 3. 12.
위(僞) 블롬슈테트가 남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에 대한 글 요하네스 브람스: 교향곡 제1번 c단조 연주에 대한 노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1991년 6월 7일, 드레스덴 문화궁전 (글 속에 표기된 시간은 각 악장 별 기준이라 위의 유튜브와는 조금 다르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1991년 6월 7일 콘서트는 자비네 마이어가 독주를 맡은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으로 시작해서 여기 녹음이 남은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으로 끝났다. 악명높은 "벽"이 바로 지난 해 무너졌고 독일은 다시 한번 통일국가가 되었다. 첫 악장의 의기양양한 팀파니는 이 예상치 못한 역사적 기적으로 인한 환희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라디오 기술자가 음향 레벨을 조정하기 전에 잡힌 과한 사운드인 것 같다. 여기서 진짜 기적은 드레스덴 오케스트라의 연주이다... 2023. 3. 5.
카라얀의 지크프리트 (리처드 오스본, 1969년 DG) 카라얀의 지크프리트 "결국 반지는 유린당한 자연에 대한 우화가 아닐까요? 이와 함께 지식을 보유한 연장자가 젊은이의 본능과 충격력을 동경하는, 아버지-아들 콤플렉스가 있습니다. 바그너는 두 가지를 모두 확인했죠."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 1969년 4월. 카라얀은 돌아오는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의 일정을 발표했다. 반지 전곡은 포함되지 않았다. 매년 열리는 10일간의 축제 기간동안 한 두편의 오페라가 무대에 올랐다. 네 편의 바그너 오페라를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축제의 규모와 재정을 넘어서는 일이었다. 카라얀의 잘츠부르크 반지를 쭉 훓고자 했던 사람은 그라모폰 녹음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카라얀은 와 에 오를 새로운 브륀힐데를 찾아야 했다. 에 출연한 레진 크레스팽은 위대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사부.. 2021. 1. 9.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 Richard Strauss: Selected Lieder Recordings 1901-1946 (Sesquicentennial Edition, Marston Records)의 내지에서 발췌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여섯 살에 쓴 첫 작품은 가곡이었다. 그는 평생 200편이 살짝 넘는 가곡을 썼다. 1894년 슈트라우스는 부인이 될 파울리네 데 아나를 만났고, 이후 24년 동안 리사이틀에서 그를 반주하며 소프라노 음성의 가능성을 알아가는 값진 기회를 얻었다. 앨런 제퍼슨(Alan Jefferson)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 (Cassell, London , 1971년)이라는 유용한 저서에서 "슈트라우스의 가곡은 종종 피아노 반주가 붙었지만, 예외없이 관현악적 뒷받침과 함께 구상.. 2020. 2. 5.
아힘 프라이어 만하임 반지 - 라인의 황금 국산 반지 초연을 축하하며... 초연 기념으로 내지 전체를 올려볼라 했는데, 결국 라인의 황금 부분만 시간에 맞춰 완성하게 되었네요. 독일어 원문을 같이 올립니다. 독일어 번역은 처음이라, 서툴고 오역도 많을거라 짐작하며... 따끔한 지적을 기다립니다. (제목없음) 반지에는 현재와 과거, 미래가 매순간 존재한다. 나는 [과거로] 물러나 생각한다, 나는 미래에서 꿈꾸고 구상한다, 그리고 나는 현존한다. 그것은 바그너가 의도한 영원성이다. 이들은 정적이며 전능한 [시간]층인데, 서로 병존하며, 그런고로 무대에는 거대한 공간이 필요하다. 몸짓은 각각의 등장인물에게 그들의 고유한 우주를 만들기에, [인물은] 마치 행성처럼 서로를 향해 움직이고 언제나 상대방을 밝힌다, 하지만 행성 각각이 스스로의 정칙을 가지고 .. 2018. 11. 15.
토스카니니: 신화 뒤에 숨은 사내 (프레드 가이스버그 1943년 6월) 토스카니니: 신화 뒤에 숨은 사내 밀라노를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명성과 재능은 내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1902년 나는 이미 토리노 오케스트라와 그의 엘가 을 들었고, 그 전에는 라 스칼라에서 그가 초연하는 오페라 게르마니아를 목격했다 (거기서 카루소를 처음 들었다). 매년 밀라노에 간다면, 내가 40년간 그래왔듯이, 토스카니니 전설을 신물 나게 듣게 될 것이다. 내 친구 카를로 사바뇨는 그를 신처럼 숭배했다. 카를로는 역사적인 1898년 토리노 박람회에서 그의 보조 지휘자였는데, 그때 토스카니니는 43번의 공연을 모두 암보로 지휘하며 이탈리아 음악계를 충격에 빠트린 것이다. 그 시절의 젊은이들이 그를 숭배했고 닮으려 했다는 건 놀랄 일도 아니다. 미래의 바인가르트너와 멩엘베르흐들.. 2017. 2. 14.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1936/7년 잘츠부르크 축제 Immortal Performances) 리하르트 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1867)한스 작스: 한스 헤르만 니센에파: 마리아 라이닝 (1936: 로테 레만) 발터 폰 슈톨칭: 헹크 누트 (1936: 찰스 쿨만)식스투스 베크메서: 헤르만 비더만막달레나: 셰르스틴 토르보리파이트 포크너: 헤르베르트 알센다비트: 리하르트 잘라바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빈 국립오페라 합창단, 빈 국립오페라 발레단연출: 헤르베르트 그라프무대 디자인: 로베르트 카우츠키의상: 빌리 바너복각: 리처드 카니엘 1937년 8월 5일(1936년 8월 8일), 축제극장, 잘츠부르크 Immortal Performances IPCD 1069-5 1930년대 중부유럽의 풍파로 많은 녹음이 실종된 걸 떠올린다면, 토스카니니 가 최근 겪은 불운은 사소한 일화도 못될.. 2016. 12. 16.